대전환의 시대 - 중소기업 회생 전략(1) : 왜 회생전략이 시급한가?
최근 한국경제는 무역수지적자 행진이 계속되고 성장률도 잠재성장을 밑도는 상황이다. 반도체 등 주력산업 수출부진과 중국시장의 침체 그리고 미중간 패권다툼 등 구조적 악재가 겹치고 있다. 산업현장이나 주변의 골목상권을 가보면 한국경제의 밑바탕이 큰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음을 실감한다. 빈공장 빈가게 빈건물 들이 즐비하다. 특히, 국민경제의 근간인 중소기업이 무너지고 있다. 정부는 무역진흥을 위해 대통령까지 나서서 있고 중소기업을 살리고자 소상공인 손실보상금 지급, 벤처생태계 확산, 규제혁파, 납품단가연동제, 기술탈취 근절 등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백약이 무효인 듯하다. 경제가 회복되기 보다는 장기불황에 빠져드는 형국이다. 작금의 한국경제는 저출산 고령화 양극화 등 구조적 문제와 함께 디지털대전환과 글로별경제환경의 급변과 같은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기존의 정태적 사고와 대응으로는 문제 해결이 난망하다.
정부는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불필요한 규제를 풀어서 기업들이 마음 놓고 기업가적 혁신역량을 발휘토록 해야한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는 양상이 다르다. 시장작동에만 맡겨 놓으면 자금, 인력, 기술, 경영역량 등이 취약한 중소기업들은 대량 아사하게 된다. 그렇다고 기존의 백화점식 정책지원을 이름만 바꾸어 늘린다고 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중소기업 정책의 코페르니쿠스적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 개별기업에 대한 퍼주기식 정책지원을 지양해야 한다. 디지털시대에 맞도록 중소기업들간의 네트워크 협력을 촉진해야 한다. 그동안의 창업 및 성장지원 위주의 정책에서 사업전환, 회생 및 파산, 그리고 M&A 촉진 등 구조전환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한국 중소기업정책은 기업의 생-노-병-사 사이클상에서 “생-노”에 관심을 두고 “병-사”에 는 상대적으로 소홀하였다. 더구나 최근처럼 기업의 생-노-병-사 사이클이 짧아지고 변화무쌍해지는 상황에서는 “생-노”보다는 더욱 더 “병-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더하여 신속한“병-사”를 통해 “생-노”와 유기적으로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한국 중소기업정책에서 아쉬움이라면 기업들이 아프고 죽어갈 때 “왜, 어떻게, 어떤 속도”로 퇴출시켜 나갈지에 대한 기본철학과 실천적 방법론이 부족했다. 변화에 부응한 사업전환, 신속한 회생과 퇴출, 그리고 기업간 결합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중소기업정책에서 “생-노”와 “병-사”간의 정책적 불균형은 정치권의 이해관계와 맞물려서 계속 강화되었다. 스타트업 촉진과 기업성장지원은 표얻기에 도움이 되지만 구조조정과 퇴출 촉진은 표를 깍아 먹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의 중소기업정책이 1,500개가 넘을 정도로 넘처나고 세계일류를 자랑한다. 하지만 중소기업 현장에서 정책 체감도는 낮다. 생-노-병-사 사이클에 맞는 정책의 균형적이고 유기적인 상호작용 부족 때문이다.
- 다음호에 계속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