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는 보수와 진보의 균형추가 급격히 무너지고 있습니다. 집단사고에 기반한 컬트문화에 의한 일방적 의사결정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우려스러운 현상이라 하겠습니다. 국가나 기업 그리고 조직의 문제를 제대로 진단하고 분석하고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상호 모순되거나 대립되는 요소를 상황에 따라 균형되게 인식해야 합니다. 맥락적 사고가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기업에서 양손잡이 경영전략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무한경쟁에 봉착한 기업들이 복잡다기한 환경변화에 외눈박이 방식으로 대응했다가는 그야말로 망하는 지름길이 되기 때문입니다. 아쉽게도 우리 한국사회는 국가 사회 곳곳에서 맥락적 사고를 무시한 외눈박이식의 이데올로기에 기반한 대립과 싸움이 횡횡하는 불편한 진실입니다.
컨설턴트의 5가지 사고도구(3) : 맥락적 사고
인텔은 pc계열의 프로세서를 지배하고 있는 글로벌 최고강자입니다. 모바일시장이 커지면서 인텔은 모바일 프로세서를 장악하기 위해 과감하게 뛰어들었습니다. pc프로세스 시장에서 고사양, 고성능으로 시장을 지배한 자신감이 작용했습니다. 인텔은 pc에서 주로 사용되는 x86기반 프로세서를 모바일 기기에 적용했습니다. 고성능을 자랑하기는 했지만 전력효율이 떨어져 배터리 소모가 심하고 발열이 심해서 열을 식혀줄 추가 부품이 있어야 했습니다. 그 결과 좋은 성능을 유지하면서 저전력, 소량화를 추구하는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에서 인텔 제품은 상대적으로 열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더구나 모바일 시장에서는 ARM이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있었습니다. ARM은 AP를 직접 만들지 않고 디자인 설계도를 라이센스로 주었습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ARM의 라이선스를 취득해 자신의 제품에 맞는 AP를 만들었습니다. 분산형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었습니다. AP 생산부터 부품까지 일관된 세트로 구성되는 인텔의 생태계는 이러한 스마트폰 시장의 특징인 분산형생태계에는 적수가 되지 못했습니다. 2016년에 인텔은 2014년부터 무려 200억달러를 쏟아 부으면서 도전했던 스마트폰용 모뎀과 프로세서를 통합한 칩 SoC(System on Chip)개발을 포기했습니다. 세계 일류의 회사가 맥락적 사고의 부족으로 인해서 최악의 실패를 맛본 사례입니다.
코로나19는 방역측면뿐 아니라 경제측면에서 인류의 삶을 근원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코로나19이후의 경제는 90%경제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비대면. 디지털화의 경향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환경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한국의 역사적, 구조적, 현실적 여건을 제대로 고려하는 맥락적 사고가 요구됩니다. 문정부는 3차례의 추경편성과 함께 디지털, 뉴딜 정책을 발표하고 코로나19대응을 위한 정책적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중소기업의 스마트화입니다. 중소기업의 스마트화와 관련한 맥락적 지식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제가 내일신문 경제시평에 “ 중소기업의 스마트화는 3P극복부터”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내용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나도성의 티스토리 (https://dosna55.tistory.com/)에도 올렸습니다.
슘페터는 창조적 혁신을 강조했고 혁신을 대중화했습니다. 그는 “ 다른 것을 창조하는 것 또는 같은 것을 다른 방법으로 창조하는 것은 그 구성소재 및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다른 방식으로 조합하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개발이란 조합을 시도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라고 설파했습니다. 혁신은 무에서 창조되는 것이 아닙니다. 유와 유를 연계시켜 새로운 유를 만드는 것입니다.
개인과 조직의 입장에서 많은 지식을 배우는 것이 혁신의 지름길이 됩니다. 지식을 배운다는 것은 단순한 지식의 탐색에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지식의 탐색과 더불어 심화가 진행되어야 합니다. 탐색된 지식을 자신의 일에 맞게 개량, 응용, 적용 등을 통해서 체화시키는 것이 심화입니다. 바로 맥락적 사고를 통한 지식의 탐색과 심화, 다시말하면 지식의 축적이 바로 지식을 배운다는 것입니다. 맥락적 사고는 상황에 따라 유연한 생각을 하는 것 뿐아니라 얼핏 대립적으로 보이는 것들을 균형감있게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이처럼 지식의 탐색과 심화의 균형과 동반을 지향하는 경영을 양손잡이 경영이라 합니다. 양손잡이 경영을 현장에서 잘 실천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리 사회에 팽배한 좌우 대립의 이대올로기적 분파주의는 양손잡이 경영을 저해하는 크나큰 걸림돌입니다. 컨설턴트라는 전문직은 이러한 이데올로기적 편가르기를 해체하는 주역으로서 역할을 다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 태산 운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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